작성일 : 05-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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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성일수 (203.♡.23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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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한국 고고학계의 가장 큰 논쟁의 하나가 바로 하남 위례성의 비정을 놓고 벌이던 삼국사기 초기 기록의 부정과 긍정론이다. 하남 위례성의 비정은 곧바로 삼국사기 초기 기록의 부정론과 긍정론에 마침표를 찍는 답안지로 인정되던 90년대는 그야말로 학자들간의 전쟁을 방불케 하는 논쟁의 장이 벌어졌다.
이 논쟁은 곧바로 한국 사학계에 유령으로 자리한 식민사관의 마지막 그림자를 털어내는 것이기도 하여 학계의 문제를 넘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의 사학계는 20세기 초부터 시작된 일본 사학자들인 쓰다소우까치(1873~1961)와 이미니시류(1875~1931)의 영향이 지대했다.
그들은 이 땅에 현대식 역사학을 소개한 선진(?) 지식인이었고 그들을 통해 배출된 학자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우리의 역사학단이 형성되어 소위 식민사관이라는 역사학의 병리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금서룡(이미니시류)의 제자들인 이병도 손진태의 영향은 실로 대단하였다.
조선에 들어온 일본 학자들의 당면과제는 삼국사기 초기 기록의 부정을 통하여 일본서기와 유리되는 부분을 시정하고 한반도의 역사를 일본에 종속적 수동적 역사로 왜소화시키 것이 목적이었다. 금서룡은 탁월한 역사학자로 바로 이 점을 자신의 똑똑한 조선의 제자들에게 전수시켜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의 부정론을 확신시킨다.
지금도 일본 역사학계는 한반도의 삼국시대의 시작을 서기 3세기로 보고 있다. 일본역사의 시작에
기준을 맞추기위한 금서룡 시대의 인식임은 물론이다. 금서룡과 그의 제자 이병도 손진태는 우리의 고대사를 이렇게 규정지었다.
- 금석병용시대 읍장국가시대(삼국초기)에서 3세기 백제 고이왕에 이르러서야 겨우 백제 신라 고구려 등이 국가 형태를 이루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 위에 일본의 학자들 중 스에마쯔야스카즈(1904~1998)의 임나 일본부설 에가미나미오(1906~)의 기마민족 이동설 등이 중구난방을 한다.
물론 임나 일본부설과 기마민족 이동설은 일본에서조차 용도 폐기된 실정이지만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은 아직까지도 확고부동하다. 물론 우리 학계에서조차도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의 부정은 25사의 지나친 의존과 역사 낭만주의의 소산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역사학계의 헤게모니의 싸움이 아닌가 보여진다.
한국의 역사학계는 이병도 손진태 이기백을 거쳐 이기동 이몽룡 김원룡 등으로 법통이 내려온다. 이들은 하나같이 삼국사기의 초기 기록의 부정편에 서 있는 학자들로 풍납토성의 발굴 이후로도 그뜻을 꺾지 않았다. 그들의 뒤를 잇는 계보인 노중국 박순발 등도 마찬가지다.
얼마전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자리에서 그간의 유물 발굴의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가 있었다. 당시 발굴 책임자는 지금 선문대로 자리를 옮긴 이형구였다.
우선 풍남토성의 엄청난 성터가 주목되었다. 폭이 40 미터 높이가 9 미터에 이르는 판축기법을 쌓은 토성의 둘레가 4 킬로미터에 달하는 방사선형의 토성이 서기 1세기(방사선탄소동위원소 측정법)에 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안에서 25평 이상되는 건물지가 19개나 발굴되었다. 수많은 기와 벽돌 그리고 다량의 초석 최고로 고급스런 와당 등은 삼국사기 초기기록의 중심을 이루는 하남 위례성의 면모 그 자체였다. 더구나 밀집된 주거지 안에서 겨우 1천여 평을 발굴한 성과가 이 정도였다면 그 여타 지역을 모두 발굴 했을 때는 가슴이 뛸정도였다.
인근 몽촌토성의 13만 평을 발굴한 성과보다도 더 많은 유물량은 한성 백제사를 삼국사기 초기 기록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 외에는 다른 해석이 있을 수 없는 것이었다. 풍납토성의 인정으로 주변 석촌동에 있던 백제 거대 고분군의 존재 이유도 파악이 된다. 그동안은 도읍지가 없는 곳에 고분의 유무가 뜬금 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었다.
일이 이쯤되었는데도 김원룡의 제자인 박순발 같은 고고학자는 방사선탄소 동위원소 측정법이 불안전하다는 이유로 풍납토성의 한성 백제론에 제동을 걸고 나왔다. 초기기록 부정론자들에게는 하남위례성이라 써 있는 현판이나 나와야 믿을 심산인 것이다.
사실 풍납토성이 초기 백제의 도성이었다는 주장은 근래의 일도 아니다. 이병도가 초기 수도로 몽촌토성을 비정했을 때 한국에는 일본계 양아치(?) 출신인 아우카이라는 총독부 소속의 고용(촉탁직. 아우카이는 야쿠자였다)이 풍납토성 근방을 돌아다니다 백제시대의 구슬과 귀걸이 등을 민간에서 구입하여 총독부에 알리며 백제의 초기 도성이 이 근방이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총독부는 이 정보를 이병도에 연구 과제로 맡겼고 이병도는 최대한 점잖게^^ 풍납을 언어학적으로
접근 바람들이의 다른 표현이라 말하며 풍납토성이 몽촌토성의 외곽 방어선 즉 사성이라 단정을 지어 버린다. 이 단정이 오늘날 박순발에게 이어져 내려온다.
결국 이병도의 역사학의 성과라 하는 것이 일본 양아치 출신의 마구잡이 골동품상의 안목에도 못미쳤다는 결론은 참으로 역사학의 촌극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역사학계는 지금 심각한 딜레머에 빠져 있는 듯하다. 문헌사학의 한계를 고고학으로 겨우 겨우 짜맞추기를 해 나가는 과정에 일본의 황국사관과 중국의 공산주의 사관의 파고가 거칠다.
그뿐이 아니다. 나라안에서는 일단의 재야파들의 거의 막가파식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려 있는 현실이다. 동시에 학자들 자신들도 답답한 한계(?)가 목을 조른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들은 무엇인가 역사적 결과물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도 우리 역사를 사해만방에 자랑할만한 그 무엇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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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이단 김부식.
역사를 읽다보면 한 사람의 고독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 나는 우리 역사의 3대 사건을 들라면 단군 왕검의 건국 삼국사기의 편찬그리고 한글의 창제를 들겠다. 나라가 있고 나라의 말이 있고 나라의 역사서가 있기에 오늘 우리는 불평(?)을 하면서도 한 나라 한 민족 한 언어를 쓰고 사용 하며 살고 있는 것 아닐까.
김부식은 경주 김가의 사람으로 고려 시대의 문신이다. 그는 문무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 당시 묘청의 난을 진압한 책임자였고 송나라 사신이 고려에 와 그의 초상을 그려가 송의 황제에게 보일 정도로 명망가였다. 그가 말년에 나라에서 삼국사기의 편찬 책임을 맡고 사기의 첫 머리에 이렇게 적고 있다.
ㅡ 회고해 보건데 우리 나라의 역사 장구하오이다. 그 사실을 사서에 적어 전하라는 명을 늙은 신하에게 내리 시니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려우나 성상께서 예전에 말씀 하신 요순의 시대를 상고 하며 내 옛 전적을 살피건데 요즘 우리 나라의 학자나 사대부들이 진나라 한나라등의 옛사실은 두루 꾀고 오경에 통달한 자들은 많으나 우리의 일은 그 시말을 전혀 알지 못하니 어찌 황당한 일이 아니랴"
하시니 이 뜻은 진실로 늙은 신하를 아프게 하는 것이옵니다. 이에...
당대의 사대부와 학자들이 중국의 역사에는 밝고 우리 역사에는 무지 하다는 한탄으로 시작 되는 삼국 사기는 중국에 치어 좌고우면 해 오던 통일신라와 고려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글자로 기록 하여 책자로 내어 놓은 민족의 자존과 자립의 모습이다.
김부식은 삼국사기 편찬의 중책을 맞고 고기(옛역사서)들을 수집 하여 중국의 역사서를 통괄 하며
이 국보의 사서를 완성한다.
삼국사기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왕실의 사정과 전쟁 그리고 중국과의 끊임 없는 갈등과 외교등이 망라 되어 있으며 특히 을지문덕의 살수대첩과 통일전쟁후 당나라와 극렬하게 갈등 하는 신라의 몸부림을 생생 하게 전해 주어 오늘날의 우리 역사의 7할을 구성케 한 역사의 정사이자 정신이 된 책이다.
그러나 삼국사기는 사대에 쩔은 허접 쓰레기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삼국사기를 역사의 이단으로 만드는 데 가장 공(?)이 큰 사람이 신채호다. 그는 대륙 진출이라는 호방한 고조선 고구려 역사에 심취했던 역사 학자로 묘청의 난을 진압한 김부식에 대한 독설을 서슴치 않았다.
신채호는 금나라를 정벌하여 중원으로 나가자는 승려 묘청의 기백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 중원 진출의 꿈이 김부식으로 인해 좌절 했고 김부식이 찬술한 삼국사기 또한 그저 그런 책으로 인식을 해버린 것이다.
신채호의 이 멘트가 사사건건 조선 역사 왜곡에 걸림돌이 되는 삼국사기를 고민 하던 일본 학자들에 의해 무참 하게 짓밟힌다. 조선 백성이 존경 하는 당대의 대 학자가 허접이라 하는 삼국사기를 짓밟는 다 하여 누가 뭐라 하겠는가.
김부식은 유학자다. 그는 한학을 공부 하고 벼슬에 나간 관원으로 당 시대 아시아 문명의 중심이던
중국의 사조에 대해 모화(慕華)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것은 정치 사회 문화 문물면에서
앞서 가고 있는 선진문물을 받아 들여 나라의 뒤 떨어진 문화와 제도를 개선 하는 데 있어 필연적인
것이었을 터이다.
그러나 삼국사기 머릿말이나 기전체 역사서의 체계에 의거 본기(本記)라는 단어를 사용 중국의 사서와 동격의 역사서로 꾸민것을 보아도(삼국사기외 아시아 어떤 역사서도 이런 편제를 취한 것은 없다. 후대에 찬술된 고려사도 세기라는 중국 속방의 편제를 따르고 있다) 김부식에게 사대 주의자란 낙인을 선물하는 것은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혹자는 김부식이 왜 삼국사기를 만들며 고조선 부여 발해등을 망실 시켰는냐며 개거품을 문다. 그러나 그것은 김부식의 책임이 아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역사를 적은 삼국의 역사서에 그 나라들이 빠진것을 어쩌란 말인가. 제한된 인력과 예산을 갖고 하는 국책 사업에 삼국의 사실 마저도 상당 부분 누락 되었거늘 기타 국가의 누락이 김부식과 그 편찬자들의 과오라 할 수 있으랴.
오늘날 한일간의 역사 인식은 위험 수위다. 학자들간의 학술적 논쟁을 지켜 보느라면 왠지 우리쪽이 수세에 몰려(?) 있는 것을 본다. 그 이유중의 하나가 병신(?)이 된 삼국사기에 있음을 볼때는 분통이 터진다.
일본이 일본서기를 내세워 무엇인가를 주장한다. 우리측이 삼국사기를 내세워 반론을 편다. 그러나 돌아 오는 대답이 가관이다.
ㅡ 삼국사기도 역사서냐? 한국의 대학자 신채호도 증명(?)했다. 삼국사기를 부정 하는 한국 역사 학자들의 이름을 대볼까? 수십명은 이자리에서도 댈 수 있다.
우리는 위대한 민족임을 자랑 한다. 동북공정 일본의 사관도 악을 쓰며 규탄도 한다. 그러면서도 안으로 우리의 역사서나 역사적 인물들도 함께 망신(?)을 준다.
삼국사기는 우리의 역사의 보물이며 근간이다. 더이상 무슨 귀신에 쐰듯 삼국사기를 욕보이는 일들은 시정 되어야 겠다. 김부식은 머릿말의 끝 부분을 이렇게 적고 있다.
ㅡ 후대 사람들이여 부디 이 책을 좋은 곳에는 보관치 못하더라도 간장 단지의 마개로는 쓰지 마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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