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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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라산 (59.♡.19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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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세계화 민주화와 수사권 조정의 당위성
최근 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화두 중 하나는 수사권 조정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국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검찰에 대한 경찰의 겁 없는 도전으로도 보였고 한편으론 경찰과 검찰간 밥그릇 싸움으로도 비춰졌었다. 그 이유는 수사권 조정이라는 이슈가 아직까지는 국민들로부터 깊은 공감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여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써 애석하기만 하다. 수사권 조정이라는 것이 정말로 경찰과 검찰간 밥그릇싸움일 뿐이었다면 그 논의의 생명력은 결코 길지 못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 논의는 검·경과 민간차원의 논의에서 국무조정실까지 나서는 국면을 맞이하는 것으로 보아 그 논의의 실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면 수사권 조정의 근본 목적은 무엇이며 그것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떤 실익이 있는 것일까?
먼저 수사권 조정의 근본목적은 견제와 균형으로 대변되는 국가 민주화의 완성에 있다. 물론 민주화라는 것이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흔히 민주화라고 할 때 그 민주화라는 것은 국가의 모든 주권이 한 절대 권력자가 아닌 국민 대중으로부터 나오는 제도를 갖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법적 형벌권은 국가에 위임되어 있으면서 바로 검사의 검찰이라는 한 기관에 집중되어 있고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는 접근자체도 어렵게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의 고려에서 수사권 조정논의가 시발된 것이다.
국가형벌권 실현의 근본법인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의 주재자로써 수사개시권 수사이양권 영장청구권 수사종결권 기소권 공소유지권 형량요구권 형집행권까지 전 과정에 걸쳐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래를 볼 수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한 기관에서 집중적으로 갖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며 그 권한과 권력에 맞는 통제시스템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민주화라는 것은 일개 권력자의 양심이나 선전 선동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적정한 분배을 통해 절대권력자에 대한 대중적 통제시스템을 갖추어 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국가 민주화의 과정상에서도 검찰의 독점적 거대권력은 필연적으로 분배라는 조정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며 그 중에서도 수사권에 대한 조정은 경찰과 검찰 두 국가기능의 적정한 역할 분배 원칙상 논의의 초점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로 독재권력으로부터 벗어난 경찰기능의 주체성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경찰의 주체성 확보도 또한 중요한 것이다. 과거 우리의 어두운 역사는 독재권력의 경찰권 유린에서부터 시작된 것임을 다 알고 있다. 그런데 그 독재권력이 사라진 지금에도 경찰권은 검찰과의 지휘 복종이라는 봉건적 사법시스템에 의해 그 주체성과 독립성을 상실하고 있다. 즉 또 다른 형태의 권력이 경찰의 근간을 좌우하고 있으면서 그들만의 철옹성을 건설해 가고 있는 것이다. 경찰의 전 업무가 수사와 많고 적음에의 차이는 있겠으나 전부 관련이 되어 있다고 볼때 검찰은 경찰의 사법적 지휘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통제하고 있고 그것에 의해 실질적으로 사회 전체의 치안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들로부터 검찰권에 대한 위축을 초래하게 하고 자유와 권리의 위축은 인권과 안위에 대해 상시적인 위험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검사의 막강한 수사권력이 기소편의주의와의 연관성에 의해 수사편의주의로 변질되어 온 사례에서 볼 수 있는데 그 예로서 표적수사논란과 비인간적 수사관행 논란 유전무죄·무전유죄 또는 유권무죄· 무권유죄 등의 인권침해적 사례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현재의 수사시스템에서는 검찰의 수사 및 기소상의 전횡이나 편법에 대해 그 적정성 여부를 확인할 제도적 장치가 불충분하거나 거의 없다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경찰에게 수사권이 주어져 검찰과 경쟁하는 시스템이 갖추어 진다면 어떻게 될까? 경찰의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의 통제가 이뤄지고 검찰의 수사 및 기소에 대해서는 경찰의 견제 시스템이 가동되게 되므로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법조비리는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며 국가기관간 협조와 경쟁으로 국민에 대한 치안서비스의 질은 향상될 것이 분명한 것이다. 이러한 예는 우리의 항공사에서 볼 수 있다. 독재정권시절 경제적 낭비라는 명목으로 독과점을 허용했던 항공사는 불친절과 비싼 가격의 대명사였지만 경쟁체제로 돌입된 현재의 두 항공사는 세계 유수의 항공사와 맞먹는 서비스의 향상과 가격의 하락을 가져다 준 것이다. 결국 경쟁이라는 것이 수사권의 이원화나 충돌에 의한 혼선의 초래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경쟁적 서비스의 향상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셋째로 경찰의 수사권 확보는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세계화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세계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무역에 있어서 국경은 이미 없어졌고 적국·우방국의 구분마저도 필요 없는 경제 전쟁을 하고 있다. 의료와 교육분야에서의 개방에 대한 뜨거운 논쟁도 세계화는 우리 스스로 뚫고 나가야 할 험난한 길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화라는 것은 즉 무한 경쟁의 시대를 말한다. 우리의 모든 경쟁은 이제 국내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이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길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전문화에 있다. 이 전문화는 사법적 분야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사법분야에서 권력이 한 기관의 문어발식 독점에 의해 전문화되지 못하여 선진국 수준의 사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외국투자자들의 눈에 비치는 대한민국은 후진국일 수밖에 없고 그런 후진국에 대해 등을 돌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치안서비스는 국가의 두 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서로 특화 또는 전문화되지 못하고 중첩적으로 작용토록 하므로 해서 인적 시간적 낭비와 업무의 혼선을 빚고 있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치안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왔던 것이다. 따라서 세계화 속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무소불위의 공룡과 같은 검찰은 전문화를 위해 슬림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그 방향은 법률전문가로써 기소와 공소유지분야에서 전문화 되어야 하며 경찰은 수사분야에 있어서 보조자가 아니라 주체성을 갖춘 수사전문가로써의 면모를 발휘토록 하여 사법분야에서의 국가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상에서 우리 수사권의 현실과 앞으로 나아 가야할 방향을 간략하게 살펴 보았듯이 현재의 수사권 조정 논의가 마치 아우가 형에게 떼를 쓰는 것이라든가 단순히 밥그릇 싸움을 벌이려는 것이 아니라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필요한 것임을 알아야 하고 그러한 맥락에서 공감대가 이뤄지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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