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05 17:30
개여귀 ㅡ 대단한 속임수
 글쓴이 : 금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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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여귀 - 대단한 속임수

잡초에는 앞에 ‘개’자가 붙는 식물이 적지 않다. 이름에 개자가 붙는 잡초를 찾아
가까운 들이나 산으로 작은 여행을 떠나보라. 신나고 배울 것이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식물 이름에 ‘개’자가 붙는 것은 사람에게 유용한 식물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그만큼 도움이 안 되는 식물을 일컫는다고 보면 좋다. 인간용이 아니고, 개용 이라는 것이다. 머루에는 ‘개머루’가 있고, 피에는 ‘개피’가 있고, 귀리에는 개귀리가 있고
참외에는 ‘개똥참외’가 있고, 복숭아에는 개복숭아가 있다.

여귀에도 개여귀가 있다. 그렇다면 인간용의 여귀는 어떤 것이냐 하면 도감에서는
‘버들여귀’라고 소개돼 있는 식물이 그것이다.“벌레도 여귀를 먹는 것이 좋다.
”할 때의 여귀가 버들여귀로, 깨물어보면 톡 쏘는 신맛이 일품이다.
이 신맛이 좋아 사람들은 생선회를 먹을 때 여귀의 새순을 곁들이거나 식초의 재료로 쓴다.한편 개여귀에는 신맛이 전혀 없다. 그래서일까 개여귀에는 완전히 ‘개용’ 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러나 어린이에게는 다르다. 어린이들은 개여귀를 ‘빨간 맘마’라 부르며 사랑한다.
아이들의 소꿉놀이에서 개여귀의 붉은 이삭은 팥밥이 된다.
버들여귀를 아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에 견주어 개여귀를 아는 사람은 아주 많다. 개용의 여귀는 커녕 개여귀를 여귀로 여귀의 대표로 아는 사람도 많다.

세상에는 가짜가 판을 치는 일이 적지 않다.
가짜 참기름 때문에 세상에 진짜 참기름이라는 생각해 보면 웃기는 말이 생겼다.
쌀만 넣고 만든 막걸리, 도토리 가루만을 써서 만든 도토리묵이라는 말도 있다.
도토리묵이란 본래 도토리 가루만으로 만드는 것이다. 굳이 수식어를 붙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핑크빛 도는 개여귀 이삭에서도 ‘허위사실’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개여귀 이삭은 작은 꽃이 무수하게 모여서 이삭 하나를 만든다.
그런데 잘 살펴보면 리어 있는 꽃은 불과 얼마 안 된다. 곳곳에 희게 보이는 부분이 피어있는 꽃이다.
산뜻한 핑크색깔을 하고 있는 것은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이거나 시든 꽃인 것이다.
개여귀는 작은 꽃을 조금씩 순서에 따라 피워간다. 그러므로 오랜 기간 꽃을 피울 수 있다. 그러나 피어있는 얼마 안 되는 꽃 만으로 도저히 나비나 벌의 눈에 띄기 어렵다.
그러므로 꽃망울이나 시든 꽃도 핑크색으로 물을 들여 마치 꽃이 피어 있는 듯이 겉치장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것이 피어있는 꽃인지 알리지 않으면 벌레에게 신용을 잃기 쉬다.
래서 개여귀는 피어있는 꽃은 도금 희게, 색깔에 변화를 주고 있다.
꽃을 자세히 살펴보다 옅은 분홍색깔의 꽃잎이 다섯 장 보인다. 그런데 이 꽃잎도 완전한 가짜다.
꽃잎 바깥쪽에는 꽃받침이라 부르는 것 붙어 있는데 그것이 발달하여 마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다.
꽃이 질 때면 색깔이 바래며 꽃잎이 떨어져 버리는 다른 풀과 달리 개여귀는 꽃이 피기 전이나
꽃이 다 핀 뒤나 산뜻한 핑크색을 유지하는데, 그것은 꽃받힘 부분의 색깔 때문이다. 사실은 개여귀꽃에는 꽃잎이 없다.
속임수는 속임수지만 그렇게 속일 수 있는 지혜만은 진짜다. ‘개용’이라고 함부로 봐서는 안 된다.
포식의 시대라고 하지만 생선회를 여귀의 새싹에 싸서 먹는다거나
소금구이한 은어를 여귀 식초에 찍어 먹는다거나 하는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옛날에는 누가나 즐기던 일이다. 그것이 현대에 와서 사치스러운 일이 돼 버렸다. 무리도 아니다.
최근에는 인간용의 정크 푸드보다도 개가 먹는 팻 푸드 쪽이 훨씬 고급인데다 진짜인 시대인 것이다.

ㅡ김평남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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