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11-26 00:00
허락하신다면 사랑이여(첨성대)
 글쓴이 : 이영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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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하신다면 사랑이여


그대 곁에 첨성대로 서고 싶네.

입 없고 귀 없는 화강암 첨성대로 서서 아스라한 하늘 먼 별의 일까지

목측으로 환히 살폈던 신라 사람의 형형한 눈빛 하나만 살아 하루 스물 네 시간을.

일 년 삼백 예순 닷새를 그대만 바라보고 싶네.

사랑이란 그리운 사람의 눈 속으로 뜨는 별


이 세상 모든 사랑은 밤하늘의 별이 되어 저마다의 눈물로 반짝이고

선덕여왕을 사랑한 지귀의 순금 팔찌와

아사달을 그리워한 아사녀의 잃어버린 그림자가

서라벌의 밤하늘에 아름다운 별로 떠오르네.

사랑아 경주 남산 돌 속에 숨은 사랑아.

우리 사랑의 작은 별도 하늘 한 귀퉁이 정으로 새겨

나는 그 별을 지키는 첨성대가 되고 싶네


밤이 오면 한 단 한 단 몸을 쌓아 하늘로 올라가

그대 고운 눈 곁에 누운 초승달로 떠 있다가

새벽이 오면 한 단 한 단 몸을 풀고 땅으로 내려와

그대 아픈 맨발을 씻어주는 맑은 이슬이 되는.

- 정일근 연가 - 경주남산(경주남산 문학동네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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