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4-09-08 00:00
관심 가진 만큼 좀 더 보인다(남산지구답사)
 글쓴이 : 백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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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은 평지에서 걷기와 내려오기에는 자신 있지만 오르기에는 영 엉터리인 까닭에 오르기가 있는 행사는 기피대상 우선 순위였다. 답사에 앞서 이번 코스(삼릉계-용장사지)가 처음인 사람들은 손을 들라는 얘기에 손을 들자 주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았지만 나로서는 큰 용기를 내어 참석한 답사였다.

모두들 반가운 얼굴들로 인사들을 나누고 아직도 못 다한 백두산 얘기들로 즐거워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관심 가진 만큼 좀 더 보인다”라는 말을 실감한 하루였다. 무심코 지나쳐 버렸을지 모르는 돌 하나 바위 하나에 부처님의 옷주름이 석탑의 기단이 있었다. 누군가 찾아내어 일러주지 않았다면 스쳐 지났을지도 모르는. 누군가는 먼저 그것을 알아보고 찾아내는 수고와 노력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관심과 사랑이 우선이였을 것이다.
송재중선생님의 남산사랑도 그 중의 하나로 오늘 답사를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수고(?)없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삿갓골 석조여래입상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 포크레인으로 파헤쳐진 남산 언저리를 보시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심스런 부탁을 하시는 선생님을 보면서 관심과 사랑은 저런 모습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세세한 설명보다는 개괄적인 안내정도로만 설명을 하시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보고서 느끼라는 말씀 또한 가슴에 와 닿았다.

천년세월동안 제 자리와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계곡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석탑의 기단과 부처님들. 신라인들이 꿈꾸던 불국토의 모습으로 완벽히 재현되기는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보았다. 냉골 석조여래좌상을 보면서 초등학교시절 박물관 마당에서 처음 불두 없는 불상을 보고 느꼈던 전율과 충격적인 느낌들이 되살아나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박물관이 시내에서 지금의 자리로 신축하여 옮겨지고 돌아가신 윤경렬선생님께서 매주 토요일 박물관학교를 여셨다. 그 때 선생님께서 지니셨던 열정과 베푸셨던 사랑이 철없는 우리들에게 얼마만큼 전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새삼 당신이 그리워지는 것은 당신이 남기신 뜻들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송구함 때문일 것이다.

냉골마애관세음보살상은 얼굴부분과 손에 드신 정병을 제외하고는 세월의 흔적 속에 마모되어 교재에서 설명한 것 같은 그런 발가락 끝에까지 피가 도는 듯한 섬세함을 느낄 수 없어 안타까웠다. 선각 아미타삼존상 선각석가삼존상도 마모가 되어 지금은 비가 오는 날 그 섬세함을 가장 잘 볼 수 있다고 한다. 중간 중간 설명들을 들으면서 우리가 오늘 몇 분의 부처님을 만났을까를 세면서 오르는 것도 답사의 재미를 더하고 있었다.
상선암부근에서 등반에 꽤가 나고 힘이 든 승원이가 물었다. “우리가 몇 시간이나 걸어왔냐고 아직 정상이 멀었냐고?” 두 시간쯤이고 아직30분은 더 가야한다는 대답에 녀석다운 대답을 했다. “그럼 남산이 백두산보다 더 높은 거잖아요. 백두산은 한시간만에 올라갔는데". 그렇다고도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난감함.
상선암 마애여래대좌불은 부채로 입술을 살며시 가리운 채 우리들에게 인자하신 눈웃음을 보여 주셨다. 상사바위에서 돌을 던져 홈에 들어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에 모두들 못 다 이룬 사랑(?)들을 품고 살아가는지 돌들을 던져보는 체험학습도 해 보고.
용장사는 삼층석탑과 마애여래좌상 삼륜대좌불로 그 존재의 자취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오직 하늘과 탑만이 보인다는 위치에서 올려다보는 탑의 전경은 자연과 인간이 만든 조형물의 완벽한 조화를 연출하고 있었다.

서보석변호사님이 들려주신 北向花이야기와 매월당의 시들은 답사에 흥을 더하고.(자목련이 피어나기 위하여 두꺼운 겨울살들을 찢고 나오는 과정에서 햇살을 많이 받은 남쪽은 연해지기 때문에 꽃이 피기 직전 꽃봉오리들이 일제히 북쪽으로 향하게 되고 이를 선비들이 임금을 향한 충성에 비유하여 북향화라 하였고 이러한 현상은 개활지에서 더 뚜렷이 나타나고 첨성대에서 잘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용장사지에 북향화를 한그루 심어 옛 흥취를 살려야 하지 않겠냐며 심을 자리를 물색해 보았다.
하산길에 만난 수줍게 핀 물봉선과 목백일홍능소화 매화나무 환삼넝쿨 바랭이풀들 그리고 들꽃들 풀 마르는 냄새..있는 그대로의 자연은 정겨움으로 다가왔다. 뒷풀이 장소에서 바라다 보이는 남산풍경들은 서변호사님의 단소자락에 어울리는 운율 맞는 시를 한자락 읊어야 할 것 같았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답사를 무난히(?) 마친 뿌듯함이 다음 답사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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