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1-10-04 14:02
스승의 권위추락은 한글 탓?
 글쓴이 : 김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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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권위추락은 한글 탓?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는 한글이지만 우리는 물과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잘 지키려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물과 공기가 오염된 후에야 이의 중요성을 깨닫고 뒤늦게 후회하며 많은 돈을 들여 되살리려고 노력하듯이 한글도 그렇게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서 한글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낄 수 있게 역설적으로 제목을 붙이고 우리가 평소 의식하고 있지 않는 한글의 의미를 지적해 보고자 한다.

만약 우리가 한글이 없는 때 태어나서 글을 배운다고 상상해 보자. 한자의 뜻과 음을 익히기 위해 천자문부터 배우기 시작했을 것이다. 

서당에 처음 가서 천자문 첫 장을 배웠는데 훈장님이 잘 외웠는지 다음날 시험을 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서당을 나와 계속 중얼중얼 하면서 외우고 집에 가다 전래동화 속에서처럼 개울을 건너뛰다가 한 두자를 까먹었다. 도저히 생각이 안 난다. 요즈음 같으면 한글로 음과 훈을 적어 놓은 책을 찾아보면 되니 답답할 것도 없다. 그러나 한글이 없으니 그런 책이 있을 리 없다.

근처에 같이 배우는 친구라도 있으면 다음날 훈장님의 회초리가 겁이 나니 한밤이라도 찾아가 물어 볼 것이다. 그런데 그럴 친구가 없거나 찾아간 친구도 모른다면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하는 수 없이 밤새 머리를 쥐어짜다가 이튿날 서당에 가서 훈장님의 물음에 답을 못하고  회초리를 맞을 것이다. 그런 다음, 어제 그렇게 가르쳐 주었는데도 까먹었느냐고 꾸지람을 들은 후에 훈장님이 일러주어야 무릎을 치고 다시 익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글자 한자 배울 때부터 스승에게 의존하고 친구가 중요하니 사서삼경에 이르렀어야 불문가지 일 것이다. 스승이 없으면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스승의 가치관과 인생관까지 고스란히 물려받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스승과 동문수학의 의미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각별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한글이 있어 지식을 습득함에 스승의존도나 친구의 중요성이 예전에 비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낮다. 따라서 오늘날은 지식을 가르쳐 준다는 것만으로는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스승님들은 인격적으로 존경 받을 수 있도록 예전보다 더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정반대다. 그러니 스승의 권위가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발생이 편리한 한글 때문에 시작되었으니 모든 잘못이 한글에 있다. 그래서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제외하였다.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제외한지 몇 해 되지 않았는데 한글날을 모르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는 보도는 충격적이다. 지금은 과거청산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러우나 백년만 지나가도 삼일절, 광복절의 의미가 지금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천년 아니 그 이상의 세월이 흘러도 우리민족이 존재하는 한 한글날의 의미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2005. 11. 10.자 제 20 호 대구지방변호사 회보에 기고하였던 글을 2011. 10. 9. 제 565 회 한글날을 즈음하여 한글날 공휴일 회복운동을 지지하는 뜻으로 사단법인 신라문화진흥원 홈페이지에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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